당사자소송이란, 돈 받을 권리를 직접 다투는 소송의 기준과 순서
관청과 다투는 일이 전부 '처분 취소'로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덜 받았거나, 받을 자격이 있는데 지급을 안 해준다면 취소를 구할 대상 자체가 애매해집니다. 이럴 때 쓰는 것이 당사자소송입니다.
취소소송으로 안 되는 사건이 있습니다
행정소송이라고 하면 대부분 취소소송을 떠올립니다. 면허 취소, 영업정지, 과징금처럼 관청이 내린 처분을 없애달라는 소송입니다. 여기에는 처분이라는 대상이 분명히 있고, 처분서라는 문서가 있고, 그 문서를 받은 날부터 90일이라는 시계가 돌아갑니다.
그런데 다툼의 실질이 '처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받을 돈을 달라'거나 '내 지위가 있음을 확인해달라'인 경우가 있습니다. 토지수용 보상금이 너무 적다고 느낄 때, 공법상 계약에 따른 대금을 못 받았을 때, 특정 급여의 액수 자체를 다툴 때가 그렇습니다. 이때는 없앨 처분이 없거나, 처분을 없애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행정소송법은 이런 경우를 위해 당사자소송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행정청을 피고로 삼아 처분의 위법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공법상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로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를 상대로 직접 권리를 주장하는 소송입니다.
당사자소송으로 가는 대표적인 상황
실무에서 당사자소송이 문제되는 장면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공통점은 '관청의 결정을 깨는 것'보다 '내 몫을 확정받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입니다.
- 토지수용 보상금이 적다고 보아 증액을 구하는 경우. 재결 자체를 다투는 것과 보상금 액수를 다투는 것은 소송 형태가 갈립니다.
- 공법상 신분이나 지위가 있음을 확인받아야 하는 경우. 임용의 효력, 특정 자격에 따른 지위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공법상 계약에 따라 발생한 대금이나 정산금을 청구하는 경우.
- 법령이 정한 급여나 수당의 지급 요건을 이미 충족했는데 지급받지 못한 경우. 다만 지급 여부가 행정청 결정에 달려 있으면 취소소송으로 갑니다.
- 이미 낸 돈을 공법상 원인 없이 낸 것이라며 돌려달라고 하는 경우.
주의할 점은 겉보기가 비슷해도 결론이 갈린다는 것입니다. 같은 '급여를 달라'는 요구라도, 법령이 요건만 충족하면 당연히 권리가 생긴다고 정한 경우와, 행정청이 심사해서 결정해야 비로소 권리가 생긴다고 정한 경우는 소송 형태가 다릅니다. 후자는 거부처분 취소소송이 맞습니다.
취소소송과 당사자소송, 무엇이 다른가
두 소송은 피고, 기한, 얻는 결과가 모두 다릅니다. 처음에 잘못 고르면 시간을 크게 잃을 수 있으므로 초반에 정리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 구분 | 취소소송 | 당사자소송 |
|---|---|---|
| 다투는 대상 | 행정청의 처분 자체 | 공법상 권리·의무 관계 |
| 피고 | 처분을 한 행정청 | 국가·지자체·공공단체 등 권리 주체 |
| 제소기간 | 안 날 90일, 있은 날 1년 | 원칙적으로 제한 없음(개별법에 기간이 있으면 그 기간) |
| 행정심판 | 개별법에 전치 규정이 있으면 먼저 거쳐야 함 | 전치주의 적용 없음 |
| 판결 효과 | 처분이 없어짐. 돈은 별도 절차 필요할 수 있음 | 금액·지위가 판결로 직접 확정됨 |
표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제소기간입니다. 당사자소송은 취소소송과 달리 원칙적으로 90일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이것을 '기한이 없다'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개별 법률이 제소기간을 따로 정해둔 경우가 적지 않고, 그 기간은 대체로 짧습니다. 보상 관련 사건이 특히 그렇습니다.
또 하나, 소멸시효가 있습니다. 금전 청구는 시효가 완성되면 소송 형태와 무관하게 받을 수 없습니다. 기한이 넉넉해 보인다고 미루는 것이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소송 형태를 잘못 골랐을 때
당사자소송으로 낼 것을 취소소송으로 냈거나 그 반대인 경우, 곧바로 각하되지는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법원은 소의 변경이나 이송으로 정리할 여지를 열어둡니다. 그렇더라도 그 과정에서 시간이 흘러가고, 취소소송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미 90일이 지나버리면 되돌리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처음부터 한쪽만 정해놓기보다, 처분성 판단이 애매한 사건은 취소소송을 주위적으로 두고 당사자소송을 예비적으로 붙이는 식으로 구성하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기준은 하나입니다. 처분서가 존재하고 그 처분을 없애야 목적이 달성된다면 취소소송, 처분과 무관하게 권리 자체를 확정받아야 한다면 당사자소송입니다.
판단이 서지 않을 때 가장 먼저 볼 것은 근거 법령입니다. 그 법이 '행정청이 결정한다'고 쓰여 있는지, '요건을 갖춘 자에게 지급한다'고 쓰여 있는지를 확인하면 방향이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준비할 순서
- 받은 문서를 전부 모읍니다. 통지서, 결정서, 산정 내역, 안내문까지 날짜순으로 정리합니다.
- 그 문서가 처분인지 단순 안내인지 봅니다. 불복 방법과 기간이 적혀 있으면 처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근거 법령의 조문을 찾아 권리 발생 구조를 확인합니다. 법률상 당연히 생기는 권리인지, 결정으로 생기는 권리인지가 핵심입니다.
- 개별법에 제소기간이나 이의신청 기간이 따로 있는지 확인합니다. 여기서 기간이 나오면 그 기간이 우선입니다.
- 청구할 금액이 있다면 계산 근거를 만듭니다. 당사자소송은 액수 다툼이 본질인 경우가 많아 산정 자료가 승패를 좌우합니다.
- 금전 청구라면 시효 기산점을 따져 남은 기간을 확인합니다.
집행정지는 당사자소송에서는 원칙적으로 쓰지 않습니다. 집행을 멈출 처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신 상대방이 이미 돈을 걷어가고 있거나 재산에 손을 대는 상황이라면 민사집행법상 보전처분을 검토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사건 성격에 따라 갈리므로 초반에 정리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지점
최근 법원이 소송구조 안내를 넓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절차를 몰라 시작조차 못 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당사자소송은 특히 그렇습니다. 이름부터 낯설고, 어떤 사건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일이 일반인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다행인 것은 초기 판단에 필요한 재료가 대부분 이미 손에 있다는 점입니다. 받은 문서, 근거 법령, 못 받은 금액. 이 세 가지만 정리해도 방향은 상당히 좁혀집니다.
행블리에서는 받으신 통지서와 관련 서류를 올려주시면 처분성 여부, 맞는 소송 형태, 남은 기간을 먼저 정리해 알려드립니다. 취소소송으로 가야 하는지 당사자소송이 맞는지 헷갈리는 단계에서 확인해두면, 기간을 잃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당사자소송도 90일 안에 내야 하나요
원칙적으로는 취소소송과 같은 90일 제소기간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개별 법률이 제소기간을 따로 정해둔 경우에는 그 기간을 지켜야 하고, 보상 관련 사건에는 그런 규정이 있는 편입니다. 또 금전 청구는 소멸시효가 별도로 진행되므로 기한이 없다고 미뤄두면 청구 자체가 막힐 수 있습니다. 근거 법령의 기간 규정과 시효 기산점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당사자소송은 행정심판을 먼저 거쳐야 하나요
당사자소송에는 행정심판 전치주의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전치주의는 처분을 다투는 취소소송에서 개별법이 정한 경우에 문제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곧바로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건이 실제로는 처분을 다투는 성격이라면 전치 여부가 다시 문제될 수 있으므로 소송 형태 판단이 먼저입니다.
보상금이 적다고 생각되면 취소소송인가요 당사자소송인가요
재결 자체에 위법이 있다고 보아 재결을 깨려는 것이라면 취소소송, 보상 액수 자체를 다시 정해달라는 것이라면 보상금 증감을 구하는 형태로 갑니다. 실무에서는 액수 다툼이 대부분이라 후자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감정 결과와 산정 근거 자료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다만 개별법에 짧은 제소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재결서를 받은 시점부터 기간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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