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소송이란, 취소소송과 갈리는 기준과 제기 순서
관청에 돈을 청구했는데 거절당했거나, 받아야 할 급여가 계산보다 적게 들어온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손에 쥔 건 처분서가 아니라 안내문 한 장뿐입니다. 이럴 때 취소소송을 걸면 소가 각하될 수 있고, 반대로 처분이 분명한데 당사자소송을 걸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쪽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처분을 다투는 소송과 법률관계를 다투는 소송
행정소송법은 크게 항고소송과 당사자소송을 나눠 둡니다. 항고소송은 관청이 우월한 지위에서 한 처분 자체를 겨냥합니다. 취소소송, 무효확인소송,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이 여기 들어갑니다. 공격 대상이 '처분'이라는 점이 공통입니다.
당사자소송은 다릅니다. 공법상 법률관계 그 자체를 두고 대등한 당사자로서 다툽니다. 상대방도 행정청이 아니라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그 권리주체가 됩니다.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게 아니라, 내게 이런 권리가 있음을 확인해 달라거나 얼마를 지급하라고 구하는 형태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등장하는 유형은 비교적 정해져 있습니다. 공법상 지위나 신분의 확인, 법령에 따라 당연히 발생한 급여·보상금의 지급 청구, 공법상 계약을 둘러싼 다툼 같은 것들입니다. 토지보상법상 보상금증감소송은 법이 형식적 당사자소송으로 따로 설계해 둔 경우입니다.
내 사안이 어느 쪽인지 가르는 질문
판단의 출발점은 단순합니다. 관청이 심사하고 결정해서 내 권리를 만들어 주는 구조인가, 아니면 법령 요건을 갖추면 권리가 이미 생겨 있고 관청은 계산·지급만 하는 구조인가. 앞쪽이면 그 결정이 처분이고 항고소송입니다. 뒤쪽이면 당사자소송 쪽에 가깝습니다.
- 관청이 '결정', '불승인', '부지급 결정' 같은 이름으로 통지했고 불복 방법이 안내돼 있다면 처분일 가능성이 큽니다.
- 단순 안내, 회신, 내부 계산 결과 통보에 그친다면 처분성이 다퉈질 수 있습니다.
- 개별 법률이 심사·결정 절차를 두고 있는지, 이의신청·심사청구 같은 전심 절차를 마련했는지가 중요한 단서입니다.
- 지급액만 다투는 것인지, 자격 인정 자체를 다투는 것인지에 따라 소송 형태가 갈립니다.
애매한 영역이 많습니다. 같은 급여라도 법 개정이나 해석에 따라 처분성 인정 여부가 달라진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한쪽을 택하되 다른 쪽을 예비적으로 함께 거는 방식이 자주 쓰입니다.
제소기간과 전치 절차가 다릅니다
취소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있은 날부터 1년이라는 제소기간이 걸립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내용이 아무리 타당해도 각하됩니다. 반면 당사자소송에는 원칙적으로 이런 제소기간이 없습니다. 개별 법률이 기간을 정해 둔 경우에만 그에 따릅니다.
다만 기간이 없다고 느긋하게 볼 일은 아닙니다. 금전 청구에는 소멸시효가 붙습니다. 공법상 금전채권은 다른 규정이 없으면 5년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료가 흩어지고 담당자가 바뀌면 입증도 어려워집니다.
| 구분 | 취소소송 | 당사자소송 |
|---|---|---|
| 다투는 대상 | 처분 자체의 위법 | 공법상 법률관계·권리의 존부와 범위 |
| 피고 | 처분을 한 행정청 | 국가·지방자치단체 등 권리주체 |
| 제소기간 | 안 날 90일, 있은 날 1년 | 원칙적으로 없음(개별법 규정 시 그에 따름) |
| 전심 절차 | 개별법이 정하면 필수 | 원칙적으로 불필요 |
| 집행정지 | 가능 | 성질상 적용되지 않음 |
| 전형적 사례 | 영업정지·과징금·면허취소 | 보상금 증감, 공법상 지위 확인, 급여 지급 청구 |
집행정지가 없다는 점은 특히 유념할 부분입니다. 멈춰야 할 불이익한 집행이 진행 중이라면 당사자소송만으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그 경우엔 처분성 있는 행위를 찾아 항고소송과 집행정지를 함께 검토하게 됩니다.
소송 형태를 잘못 골랐을 때
형태를 잘못 택했다고 바로 끝나는 건 아닙니다. 행정소송법은 소의 종류를 변경할 수 있는 길을 두고 있습니다. 법원이 석명권을 행사해 변경을 권유하기도 합니다. 당사자소송으로 냈는데 심리 중 처분성이 인정되면 취소소송으로 바꿔 진행하는 식입니다.
문제는 제소기간입니다. 취소소송으로 바꿀 경우 기간을 지켰는지가 다시 문제 됩니다. 변경이 허가되면 처음 소를 제기한 때 제기된 것으로 보는 규정이 있지만, 애초에 그 시점이 90일 안이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처분서를 받은 날이 분명하다면 일단 그 90일부터 지키고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 통지서·결정문·안내문을 날짜 순으로 모으고, 수령일을 확정합니다.
- 근거 법령을 찾아 관청의 결정이 재량 심사인지 기계적 계산인지 확인합니다.
- 처분성이 인정될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90일 시계를 기준으로 일정을 잡습니다.
- 이의신청·심사청구 같은 전심 절차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먼저 거칩니다.
- 금전 청구라면 청구 금액의 산출 근거를 수치로 정리해 둡니다.
- 집행이 임박한 불이익이 있으면 집행정지를 함께 검토합니다.
관할과 입증, 준비할 것
당사자소송은 피고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행정법원에 냅니다. 국가가 피고면 관계 행정청 소재지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규정이 상당 부분 준용되기 때문에 절차 감각은 민사와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입증 부담도 다릅니다. 취소소송에서는 처분의 적법성을 행정청이 설명해야 하는 국면이 많습니다. 당사자소송에서 금전 지급을 구하는 쪽은 권리가 발생했다는 사실과 액수를 스스로 세워야 합니다. 계약서, 근무 기록, 법령상 산정식, 지급 내역 같은 자료가 결국 승패를 가릅니다.
보상금증감소송처럼 법이 형태를 정해 둔 경우에는 별도의 기간 제한이 붙습니다. 재결서를 받은 뒤 정해진 날짜 안에 내야 하므로, 일반 당사자소송과 같은 감각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어떤 법률에 근거한 청구인지부터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통지서 한 장이 처분인지 아닌지에 따라 들어가야 할 문이 달라지고, 남은 날짜도 달라집니다. 행블리에서는 받은 서류와 날짜를 넣으면 어느 소송 형태가 맞는지, 기한이 얼마나 남았는지부터 정리해 드립니다. 서류가 몇 장 없어도 괜찮으니 지금 가진 것부터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당사자소송에는 제소기간이 정말 없나요
행정소송법은 당사자소송에 취소소송 같은 90일·1년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다만 개별 법률이 기간을 정해 둔 경우에는 그 기간을 지켜야 하고, 토지보상법상 보상금증감소송이 대표적입니다. 기간 제한이 없더라도 공법상 금전채권의 소멸시효가 따로 진행되므로 무한정 미룰 수는 없습니다.
취소소송으로 냈는데 당사자소송이어야 한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법원이 소의 종류 변경을 허가하면 그대로 이어서 심리할 수 있습니다. 변경이 허가되면 처음 소를 낸 때 제기된 것으로 보는 규정도 있습니다. 다만 반대로 당사자소송에서 취소소송으로 바꾸는 경우에는 최초 제기 시점이 90일 안이었는지가 다시 문제 되므로, 처분서가 있다면 기한부터 지키는 편이 낫습니다.
당사자소송에서도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나요
집행정지는 처분의 효력을 멈추는 제도여서 항고소송에 따라붙는 절차입니다. 당사자소송에는 성질상 적용되지 않습니다. 당장 멈춰야 할 집행이 있다면 처분성 있는 행위를 특정해 항고소송과 집행정지를 함께 준비하는 쪽을 검토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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